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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한미 FTA에 반대하는 이유 경제

  

① 6% 성장과 30만개 일자리가 늘어난다고?

 

정부는 한미FTA가 발효되면, 향후 10년 동안 한국경제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6.0%(매년 0.6%) 증가하고, 일자리도 매년 3만4000개 만들어진다고 밝히고 있다. 이 대통령도 최근 대국민담화에서 30만개 일자리가 늘어난다고 말하기도 했다.

 

과연 그럴까. 지난해 경제학자 등 전문가로 구성된 한미FTA비상시국회의 영향분석팀이 정부의 연구방법을 그대로 적용했지만, 이 같은 수치는 나오지 않았다. 분석팀 결과는 0.22% GDP 상승이었다. 민주노동당 분석도 0.3% 증가에 불과했다.

 

정태인 전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은 "정부가 내놓은 수치는 각종 관련 데이터를 심각하게 왜곡해서 뻥튀겨 놓은 것"이라며 "고용없는 성장은 이미 세계적인 추세이고, 국내 산업구조를 고려하면 불가능한 수치"라고 지적했다.

 

② 값싼 물건 들어와 소비자들은 이익 본다고?

 

정부가 한미FTA 단골 메뉴로 내놓은 것은 소비자들이 질 좋은 물건을 값싸게 살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국내시장에서 경쟁이 심해져서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며 소비자들이 이익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특정 일부 공산품목에서 일시적인 가격 하락은 있을 수 있지만, 정부 발표대로 소비자 후생이 증가할지는 의문이다.

 

왜냐하면, 한미FTA로 인해 약값은 올라갈 가능성이 거의 확실하다. 정부 스스로도 5년 동안 약 1조원의 약값 증가를 인정할 정도다. 물론 시민사회단체 쪽에선 5조원 이상의 약값 상승을 예상하고 있다. 이는 한미 간 제약회사 간의 경쟁력 차이가 커서, 미국회사의 독점이 강화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경쟁력 차이에 따른 시장의 독점 강화는 농업은 물론, 정밀화학, 정밀기계, 일반기계, 화학 등 마찬가지다. 미국 곡물과 축산 등 다국적기업은 멕시코 옥수수 시장을 독점한 후, 옥수수 값을 크게 올렸다.

 

③ 자동차 수출은 정말 늘어날까

 

자동차 협상은 한미FTA의 핵심이었다. 정부는 미국 자동차 관세 철폐에 따라 수출이 크게 늘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자동차 관세율 8%, 미국은 2.5%다. 2000만원짜리 소나타로 치면 50만원 인하 효과다. 또 수익이 높은 3000cc 이상 대형차의 경우는 3년동안 관세가 유보된다. 그만큼 관세인하 효과는 최소한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한국차의 대미 수출은 매년 25%씩 줄고 있고, 현지에서 만들어 직접 파는 비율은 더 높아지고 있다. 2010년께 현지 생산이 대미 수출량의 70%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은 이미 나와있다.

 

이처럼 관세효과는 거의 없으면서, 국내 자동차 시장은 활짝 열어놨다. 이에 덧붙여 국내 자동차 세제 자체도 바뀌게 된다. 사실상 미국산 대형자동차에 대한 조세특례를 인정해준 셈이다.

 

④ 식량주권의 포기... 쌀 개방은 막았다고?

 

한미FTA 에선 쌀을 뺀 거의 모든 품목에서 관세를 철폐했다. 예외로 인정받은 품목은 단 1%였다. 하지만 한-칠레FTA에선 29%, 한-싱가포르FTA에선 33.3%가 관세 철폐 예외로 인정받았다. 미국도 호주와 FTA에서 342개 품목을 예외로 인정하기도 했다.

 

농업분야는 쌀 등 극히 일부 품목을 빼고는 전면 개방된다. 미국은 농축산업에 매년 70조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쌀 농가소득의 약 75%를 보조하고 있다. 이 같은 보조금이 지급된 미국산 농축산물과 국내 농산물의 1대 1 경쟁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정부는 농업분야에서 발생하는 피해 85%까지 보전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농업과 농촌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대책은 찾아보기 어렵다.

 

결국 농촌의 기반이 무너질 가능성이 크고, 식량안보와 식량주권 포기에 따른 비용 또한 엄청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⑤ 약값 폭등하고, 맹장염 수술이 1000만원?

 

시민사회단체 쪽에선 한미FTA는 곧 미국식 의료제도를 도입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우리나라와 달리 민간의료보험 체제다. 전 국민이 가입돼 있는 건강보험제도를 가진 우리나라와는 다르다. 정부는 이 때문에 맹장수술이 1000만원짜리는 나올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그럴까. 올해 인천 송도 등 경제자유구역과 제주도에 건강보험을 받지 않는 병원이 지어진다. 이곳은 국내 다른 병원보다 진료비가 7배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병원에 50만원 정도 들어가는 맹장염 수술비는 이곳에선 980만원이 나올 수 있다(50만원의 7배인 350만원에서 건강보험 미적용으로 700만원, 7일 입원비(1인실 하루에 40만원) 280만원을 합한 금액이다).

 

문제는 한미FTA에서 이들 경제자유구역과 제주도를 서비스 개방에 넣었다는 것이다. 즉 맹장염 수술 1000만원짜리 병원이 인천과 부산, 광양, 제주도에 생길 수 있고, 이는 다시 전국적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⑥ 국내법률 20개~100여 개를 바뀌는데... 미국은 단 하나?

 

정부는 한미FTA 발효를 위해 국내 법률 가운데 24개를 바꿔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시민사회단체 쪽에선 한미FTA로 인해 국내 법률이 개정 또는 폐지되는 것이 무려 169개에 달한다.

 

하지만 미국은 자국의 국내법 변경은 행정부가 아닌 국회의 소관이라며, 1개의 국내법 일부 변경을 빼고는 협상에서 다룰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결국 미국 의도대로 진행됐다.

 

이해영 한신대 교수는 "미국은 처음부터 관세인하보다는 우리의 법과 제도를 미국식으로 바꾸는 것을 목표로 했다"면서 "대표적인 것이 자동차 관련 세제를 바꾸는 것이나, 환경규제, 약값 결정 제도 변화, 지적재산권 제도 변화 등에서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⑦ 투자자-국가소송제이라는 또 하나의 괴물

 

'투자자-국가소송제'는 한미FTA에서 "또 하나의 괴물"로 불린다. 정부는 글로벌 스탠다드이며, 이미 우리 정부가 체결한 FTA뿐 아니라 80여 개 나라와 투자보호협정 등을 체결하는 등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투자자-국가소송제는 말 그대로 한국이든, 미국이든 외국인투자자가 자신의 투자와 재산권이 침해됐다고 판단했을 때,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다.

 

문제는 한미FTA를 통해 투자와 재산권의 개념이 크게 확장되면서, 미국 투자자들은 국내 부동산정책을 비롯해 각종 공공정책에 대해 제소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물론 최종협정문에 '극히 드문 경우를 제외'하고 공공복리를 목적으로 하는 환경, 보건, 안전, 부동산 가격안정화 정책은 제소대상에서 예외한다는 내용이 있다.

 

하지만 일부 부동산 가격 안정화정책을 뺀다고 하더라도, 정부가 추진 중인 각종 개발과 건축 관련 제한과 규제 등은 소송대상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이밖에 한미FTA는 한국에서는 지방자치단체까지 동시 적용되지만, 미국은 주(州) 정부의 별도의 승인절차가 있어야 한다. 가입을 원하지 않는 주(州)의 경우 한미FTA 효력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한마디로 심각한 불균형 구조인 셈이다.

 

한미FTA는 극소수 상위 계층과 다국적 기업의 이익으로 돌아갈 뿐, 다수의 국민에겐 별다른 이득이나 삶의 질이 개선될 기미가 또렷이 보이질 않는다. 미국 역시 마찬가지다. 물론 상대적 피해는 한국이 더 클 것이고, 정부와 여당은 국민적 설득이나 동의 없이 이를 밀어 붙이고 있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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