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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리얼 딜레마는 노동시장에 경제


 

국의 수출 급감, 국제자금 유출, 부동산시장 거품 등 중국경제 경착륙에 대한 우려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다른 한편에서는 차세대 지도부 출범과 함께 기대되는 중국정부의 부양책만 쳐다보고 있다. 글로벌 주가는 중국경제와 정책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때로는 마치 조울증 환자를 보는 듯 하다. 이러한 우려와 기대는 중국이 1978년 개혁개방 정책을 추진한 이래 지난해까지 연평균 성장률이 10%에 달했고 경제규모도 이미 G2로 부상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보다 근원적인 시각으로, 그 동안 중국경제의 성장을 견인한 핵심동력이 외국인의 직접투자와 이를 유인한 저렴하면서도 풍부한 국내 노동력이라는 점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중국은 급격한 산업화의 진행과 더불어 농촌의 잉여인력이 도시로 이동하면서 끊임없이 노동력을 제공하여 고성장을 뒷받침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낮은 임금과 복지 등에 있어 많은 불이익을 감내하면서 기업에 취직하여 묵묵히 근로현장을 지켰다. 그 결과 중국은 낮은 가격의 제품을 국내 뿐만 아니라 전세계에 공급하면서, 글로벌 고성장과 저물가 시대의 중심에 서 있었다. 과거 70~80년대 우리나라가 싼 노동력을 활용해 경제부흥을 이룩한 것과 유사하지만, 전세계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비교하기 어렵다.

 

유럽 재정위기 등 악화된 대외경제 여건을 제외하더라도, 중국경제는 현재 내부적으로 인구구조 등 노동시장 변화와 이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심각한 구조적 모순에 직면해 있다. 13억 인구대국임에도 불구하고 근래들어 동부연안 대도시 주변을 중심으로 노동력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물론 이는 정부의 내륙발전 전략과 신세대 농민공의 3D업종 기피 성향이 결합되어 노동 유동성이 커진 데에도 그 원인이 있겠으나, 경제활동 인구의 감소에 보다 근본적인 원인이 내재해 있다 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중국정부가 1979년부터 1가구 1자녀 정책을 시행한 결과, 인구 증가는 어느 정도 억제되었다. 그러나 19세 이하의 유청년층이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99038.3%에서 201024.1%로 감소한 반면, 같은 기간 65세이상의 노년층은 5.6%에서 8.9% 로 상승하였다. 참고로 중국은 고령화 국가의 국제기준인 65 세이상 노년층 비중 7%를 우리나라와 같은 해인 2000년에 돌파하였다. 통상적으로 선진국들의 인구 고령화가 인당 GDP 5,000~1만달러에 달했 을때 진행된 반면, 중국은 불과 1,000달러 수준에서 진행된 것이다. 이 에 따라 중국정부가 100대 도시의 신규 구직과 구인 현황을 조사한 결 과, 2010년에 이미 도시근로자 수급이 공급 과잉에서 부족으로 전환되 었다. 국가 전체적인 실질 실업률이 9% 내외로 추정되고 있 는데, 주요 도시의 기업은 구인난을 겪고 있는 이중적 구조를 가진 셈 이다. 앞으로가 더 큰 문제이다. 중국 사회과학원에 따르면, 실질적인 은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55세 이상 인구의 비율이 201019%에 서 202033%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UN을 포함한 국제기구에서 는 2014년을 중국의 전반적인 노동력 수급이 역전되는 시점으로 예상 하고 있다. 젊은 인구의 감소는 복잡한 계량모델을 적용하지 않더라도 중국이 선진경제 반열에 오르기도 전에 성장동력의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영국의 노 벨경제학 수상자인 루이스(Arthur Lewis)가 주장한 개발도상국 단계에서 농촌의 잉여인력이 끊임없이 도시로 공급되고 도농간 임금과 생활 수 준의 격차가 축소되는 전환점을 통과하면서 현대적 경제구조로

발전한 다는 이원적 경제발전이론이 중국에서는 절반 밖에

 

맞지 않는 셈이다.

 

 

일반적으로 노동력 부족은 기업의 부담으로 작용하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근로자의 임금상승과 소득증대를 통해 경제사회 발전에 이바지 할 수 있다. 그러나 중국의 경우, 지난 60년간 뿌리 깊게 자리잡고 있는 계층간 격차 등 불균형적인 사회구조가 임금상승의 긍정적 영향을 크게 제한하고 있다. 중국정부는 소비 등 내수위주로의 성장방식 전환을 위해 최저임금 인상을 핵심 정책으로 추진 중에 있다. 이에 따라 125개년 기간 중 매년 최저 인상의 하한선을 13%로 책정하였다. 여기에 노동력 공급부족 현상 등이 가세하여 최근 수년간 실제 인상율은 20%를 상회하고 있다. 그러나, 임금상승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소비 활성화 정도는 기대에 부응하고 있지 않다. 그 원인을 살펴보면, 우선 전체 소득에서 임금소득의 비중이 낮아 임금, 특히 최저임금 인상 효과가 제한적인 점을 들 수 있다. 중국 국민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중국의 전체 소득에서 임금의 비중이 199653.4%에서 201139.7%로 오히려 하락하였다. 반면 중국 64개 도시민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합법과 불법 소득의 중간인 회색소득이 가처분소득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다. 소득세율이 최고 45%에 달해도 빈부격차가 계속 커져, 과세의 기본 목적인 분배정책을 무력화 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편 상대적으로 임금이 높은 서비스업 등 고부가가치 산업에 대한 저학력 농민공의 진입장벽이 높다는 점도 계층간 격차를 확대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음으로, 도농간 소득격차 확대와 인구고령화의 시너지 효과가 상당하다. 중국은 도시화율의 진전에도 불구하고, 농업에 종사하는 인구가 아직도 전체 인구의 절반이상2을 차지하고 있어 이들의 소비활성화가 내수위주 성장방식 전환에 매우 긴요하다. 그러나 현실은 거꾸로 가고 있다. 도시주민대비 농민의 인당 소득이 198573%에서 201141%로 크게 떨어졌다. 이렇듯 중국의 도농 격차가 유달리 큰 것은 눈부신 경제발전의 부산물이기도 하나, 보다 근원적으로는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설립 초기 정책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당시 계획경제체제에서 중국정부가 농산물 가격은 상대적으로 낮게, 국유기업이 생산한 공산품 가격은 높게 책정하여 정부재정을 충당하는 도구로 활용하 였다. 이러한 불공정 방식의 교환정책으로 인해 농민이 입은 손해는 전체 소득의 24%에 달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특히 1953년에 시행된 호구제로 인해 농민은 도시로의 이주가 제한되었을 뿐만 아니라, 정부 의 각종 복지정책에서 소외되었다. 이러한 구조에서 급격히 진행되고 있는 인구 고령화는 다수 인구를 점하는 농민의 소비를 더욱 위축시킬 소지가 크다. 더욱이, 여타 선진 인구고령화 국가의 경우 사회보장제도 가 잘 갖추어진 것과 달리 중국은 농촌인구의 25% 정도만이 전체 사회 보장제도를 향유하고 있다. 중국의 저축률이 40%에 달하는 것도 사실은 노후불안 심리가 작용한 측면이 크다. 그 동안 인구수적 우위에도 불구 하고 전체 소비에서 농민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속적으로 감소한 것은 당연한 결과인 셈이다.

 

 

 

한편, 세계은행은 금년 초 발간한 중국 2030 보고서를 통해 국유기 업의 개혁을 중국이 중진국 트랩에 빠지지 않기 위한 선제 조건으로 평가하였다. 소유와 경영 분리를 통해 정부의 정치적 영향력을 축소하여 만성적 관료주의와 부정부패를 완화하고 경제의 구조적 효율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조언하였다. 세계은행 부총재이자 경제학자인 린이푸 (Lin yifu)도 경쟁력이 취약하면서 금리비용에는 둔감한 국유기업의 개혁 없이 금리자유화라는 궁국적 목표3를 달성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여기에도 노동시장과 직결된 딜레마가 존재한다. , 국유기 업 구조조정시 대규모 실직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과거 80년대부터 90년대 중반까지, 농촌 주변의 소도시를 중심으로 향진기업5이 번성할 때에는 농촌의 잉여인력을 흡수하는 효과가 컸으나, 향진기업 이 규모와 인프라의 한계 등으로 쇠퇴한 현재, 국유기업은 고용을 뒷 받침하는 가장 큰 기둥으로 평가되고 있다. 기업 형태별 고용 비중을 보면, 국유기업 또는 그 자회사에 종사하는 직원의 비중이 과거에 비 해 낮아졌으나, 2011년말 기준으로 여전히 46.5%에 달한다. 더욱이 중국은 계획경제체제에서 시장경제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정 부의 복지 부담 중 상당부분을 국유기업에 전가하였다. 그 결과 많은 국유기업은 퇴직자의 복지비용까지 떠 맡아, 현직자와 퇴직자에 대한 복지비용 부담 비율이 3:1에 달하는 현상도 발생하였다. 이는 국유기업 파산이 대량 실직에 따른 소비위축은 물론 사회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는 얘기다. 2006년에는 정부가 파산법을 도입하면서 국유기업의 구조 조정을 야심차게 추진하였으나,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한 경기하강을 두려워한 결과 개혁이 오히려 퇴보하였다. 정부의 정책을 뒷받침하는 국유기업의 속성상, 대외 불안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이들의 투자 확대 가 절실했기 때문이다. 이제 와서는 더욱 공고해진 기득권을 물리치고 개혁을 재차 추진할 명분과 리더십이 상당히 약해진 상황이다. 앞으로 중국정부가 국유기업 개혁, 경제구조 변화와 성장 그리고 고용시장간 에 복잡하게 얽혀진 사슬을 어떻게 풀어 나갈지 주목해야 하는 대목이다.

 

 

앞서 언급한 사항을 종합해 볼 때, 차기 지도자인 시진핑도 이러한 구조적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형 성장을 일정 부분 희생하면 서 경제구조 개선에 역량을 집중할 것은 자명하다. 이에 따라 우리는 중국의 초대형 경기부양책과 V자형 경기회복을 기대하기 보다는, 중국경제의 변화로부터 파생될 영향에 대해 한층 더 정교한 대응 전략을 수립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중장기적으로 크게 두 가지의 중국경제 시나리오를 생각해 볼 수 있다. 먼저 비관적인 시나리오다. 앞서 언급한 딜레마가 지속 또는 악화될 경우, 우리의 최대 무역파트너인 중국이 경제 경착륙 또는 중진국 함정에 빠질 수 있다. 이는 우리경제의 주요 성장엔진 중 하나가 고장 나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 수 있다. 둘째는 중국이 앞서 언급한 딜레마를 해소하는데 성공하여 산업구조가 선진화되는 경우다. 이는 그동안 중국과 연결된 기존의 산업분업협력 구조를 크게 재편시킬 가능성이 있다. 현재 진행 중인 단순임가공 산업의 탈중국화가 가속화되는 반면, 중국 소비시장 쟁탈전과 제 3시장에서의 경쟁은 격화될 것이다. 이렇듯 양면적 차이나리스크를 최소화하고 기회요인을 최대화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대중진출 전략을 크게 수정하는 한편 경쟁력 제고 방안을 보다 깊이 고민해야 할 것이다. 우선 노동력 부족시대에 들어선 중국경제 상황을 직시하여 값싼 노동력을 겨냥하는 중국 진출을 지양하고, 대신 중국 소비시장을 정확히 조준해야 한다. 특히, 인구 고령화 등 중국 경제사회구조 변화로 실버 및 문화 산업 등 신규 비즈니스 기회가 예상보다 빨리 올 수 있음을 인지하고 이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어쩌면 현재 빌보드 차트 2위 뿐만 아니라, 중국 최대 포털싸이트 바이두의 음원차트에서도 1위를 차지한 싸이의 강남스타일에도 힌트가 있을 지 모른다.

 

 


덧글

  • neeka 2012/12/06 11:20 # 답글

    잘 읽었습니다*_* 쉽게 정리되어 있어서 읽기에 수월 했습니다. 경제발전 과목을 배우면서 중국의 경우가 일본, 대만, 한국 과는 다르게 농촌잉여노동력을 도시에서 다 못 받아들인다고만 알고 있어서 그 부분의 물음이 해소되었네요.
    그리고 질문이 있는데 회색 소득이란건 비공식부분informal sector의 소득을 지칭하는건가요?
  • Romangdy 2012/12/06 20:33 # 답글

    중국의 최저임금인상 소식을 보고 우리나라보다 자본주의가 성숙했다고 말하는 트위터리안도 있더군요 ㅋ
  • 7965 2013/04/03 06:17 # 삭제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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